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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사는 것을 장수(長壽)라 하는데, 예로부터 사람들은 장수를 복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단지 '오래 사는 것'만을 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90살까지 살더라도 45살 이후부터 병원 생활을 하며 지속해서 아팠다면, 어쩌면 어렵고 힘든 삶이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래 사는 것은 반드시 건강하게 사는 것을 전제로 할 때 복된 삶이라고 하겠습니다.

보건(保建)이란 건강을 온전하게 잘 지키는 일로, 병의 예방, 치료 따위로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것을 말합니다.

보건학은 건강을 온전하게 잘 지키는 일을 연구하고 학습하는 학문입니다.

그러면 공중보건학이란 무엇일까? 공중이란 '사회의 대부분의 사람'을 의미하는 말로써 일반 사람들을 말합니다.

즉, 공중보건학이란 보편적인 사람들의 건강을 온전하게 잘 지키는 일입니다.

 

왜 공중보건학이라는 개념이 등장하였을까?

고대사회나 중세사회에서는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하는 것은 개인 또는 가족의 문제였습니다.

농경문화가 중심이 된 사회는 가족을 중심으로 자급자족을 할 수 있는 사회였으므로, 자신이 먹고 마시고 일하는 것은 개인적인 책임과 관련된 문제였습니다. 그러므로 건강도 개인이 잘 유지해야 하는 개인적 책임의 영역이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개념이 산업혁명과 시민의식이 높아진 16~17세기로 접어들면서, 건강의 문제를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가 책임지고 돌보아주어야 하는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산업사회로의 변화는 점진적으로 인구가 도시로 집중하는 현상을 가져왔으며, 도시로의 인구집중 현상은 환경, 위생, 의료시설, 급수 등의 문제가 단지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국가 또는 지역사회가 다루어야 하는 공동의 문제로 변화하게 된 것입니다.

 

공중보건학은 건강이 개인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인식에서부터 출발하였습니다. 또한, 공중보건은 우리 지역사회의 문제라는 데에서 출발합니다. 그러므로 개인이 아닌 우리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 공중보건학입니다.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의 건강을 보호하며, 우리가 더욱 인간답게 살기 위한 다양한 조건들과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연구하고 실천하는 학문이 바로 공중보건학이며,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공중보건학을 배웁니다.

 

건강의 이해

1) 건강이란?

건강에 대한 정의는 다양합니다. 특히 자신이 속해 있는 학문 분야에 따라 정의를 다르게 내릴 수 있으며, 건강을 어떠한 관점으로 이해하는가에 따라 매우 상이한 정의를 내릴 수 있기에 더욱 다양합니다. 각 분야 학자들이 건강에 대한 정의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프랑스 생리학자인 버나드는 "건강이란 외부 환경의 변동에 대하여 내부 환경의 항상성이 유지되는 상태"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항상성이란 생물계가 최적 생존조건을 맞추면서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자율 조절 과정으로, 인간이 자연환경의 변화에 따라 적응하려는 생리학적인 기전을 건강의 주된 요소로 판단한 것입니다. 또한, 미국의 사회학자 파슨즈는 "건강은 각 개인이 사회적인 역할과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상태"라고 정의하여 건강을 개인의 사회적 기능의 역할과 임무 수행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 정의했습니다. 이처럼 자신이 전공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각자의 입장에서 다양한 형태의 건강에 대한 정의를 내릴 수 있습니다. 이상과 같은 다양한 학문적 영역에서의 건강에 대한 정의가 이루어진 가운데, 1948년 4월 7일에 이르러 보건 문제에 대한 국제기구인 세계 보건기구(WHO)의 건강에 대한 정의가 세계 보건기구 현장에 제시되었습니다.

 

건강이란 단순히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 안녕이 완전히 보장된 상태이다.

Health is a complete state of physical, mental and social well-being

and not merely the absence of disease or infirmity

이후 세계 보건기구는 1986년 오타와 선언에서 건강을 "매일매일의 삶의 원천, 신체적인 능력을 포함한 사회적이고 개인적인 자력을 중시하는 긍정적인 생각"이라고 정의하기도 하였습니다.

세계 보건기구가 내린 이 짧은 정의에는 과연 어떤 의미가 포함된 것일까? 오래전 과거-고대사회나 중세사회, 또한 19세기 전 우리 사회에서는 단순히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상태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였습니다.

이러한 건강의 개념을 소극적 건강의 개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세계 보건기구는 건강의 개념에서 소극적 개념을 극복하고 적극적인 건강의 개념을 포함한 것입니다.

사회적 안녕이란 국민의 기본적 욕구가 만족하는 상태이며, 이것은 모든 사람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최저 임금의 보장되고, 사회서비스 및 의료서비스, 교육에 대한 접근이 용이하며 전 국민이 존엄성과 배려의 대상이 되는 사회를 의미합니다. 또한 모든 국민들의 문화적, 도덕적으로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구성원의 역할과 기능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을 함축합니다.

현재까지 사회적 안녕을 정량화시키기 위한 많은 노력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 안녕이 완전히 보장된 상태는 쉽게 성취할 수 있는 건강의 개념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사회적 안녕은 쉽게 달성하기 힘듭니다. 여러분은 주변에 있는 가족, 친구, 동료와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며 서로 지지해 줄 수 있는 사회적 네트워크를 항상 잘 유지하고 살아가고 있다고 고백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사회적 존재로서 사회 속에서 자신에게 부여된 사회적 기능을 잘 수행하고 살아가는 것까지 건강의 개념에 포함된다고 전제할 때, 우리가 건강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큰 노력을 하여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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